수술 전 선행 항암화학용법의 정의와 대상
수술은 유방암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법으로, 보통의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 후에 항암제 치료를 받습니다. 그러나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암의 크기가 커서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어렵거나, 유방보존수술을 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암의 크기를 줄여서 수술을 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먼저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합니다. 이처럼 수술 전에 항암제 또는 항호르몬제나 표적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을 선행 항암화학요법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항암화학요법을 수술 전이나 후 중 어느 시기에 받는지는 재발률이나 생존기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약 10~60%에서는 수술 후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 관해가 관찰됩니다. 그리고 이처럼 완전관해가 일어나는 경우에는 치료의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행 항암화학요법의 대상에는 염증성 유방암 환자가 포함됩니다. 염증성 유방암은 진단 당시에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게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즉, 유방보존술을 고려하는 환자 중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암이 림프절까지 퍼져 있는 경우는 이 항암요법의 대상이 됩니다. 항암제가 잘 들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게도 이 요법을 권할 수 있습니다.
선행 항암화학요법의 시행 이유
수술 전에 항암제나 항호르몬제, 표적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습니다. 먼저, 항암화학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여서 유방보존수술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수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현재 사용 중인 항암제가 효과를 보이는지를 수술 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암세포군이 나타나기 전, 미세하게 퍼져있는 암세포를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신 재발(원격 전이)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수용체 음성인 유방암이 이 요법에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호르몬수용체가 음성이며 HER2 과발현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과, HER2 양성 유방암에서 높은 완전 관해율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를 선행 항암요법 치료의 초기부터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올리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방암의 종류에 따라서도 이 요법에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침윤성 유관암 3,622명과 침윤성 소엽암 466명을 비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관암의 완전 관해율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유관암의 완전 관해율은 20.2%, 소엽암은 4.9%였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선행 항암치료 후 2010년~2012년에 수술받은 58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호르몬수용체 여부와 HER2 과발현 여부에 따라 완전 관해율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호르몬 수용체가 음성이며 HER2가 과발현 되지 않은 삼중음성 유방암이 29.7%로 가장 높은 완전 관해 비율을 보였습니다.
선행 항암화학요법의 시행 방법
어떤 항암제가 선행 항암화학요법에 가장 적절한 지는 계속 연구 중입니다. 선행 항암화학요법에서도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되는 항암제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 기간은 3~6개월이며, 최소한 4주기(cycle)는 받을 것을 권합니다. 항암 치료 중에도 5% 정도에서는 유방암의 크기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곧바로 수술을 시행합니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바로 수술을 하였다 하더라도 예후가 나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HER2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서는 표적 치료제인 트라스주맙(Herceptin)을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완전 관해 확률이 43~60%입니다. 이는 항암제로만 치료했을 때보다 2~3배 높은 비율입니다. 수술 전 항암제 대신 항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지의 여부에 대해 궁금해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유방을 전절제해야 하고, 항암제 치료를 받기에는 전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며,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고령의 폐경기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의 효과가 타목시펜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여 기간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수술 전 4~6개월간 투약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암제 투여가 가능한 환자 중,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며 폐경 후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항암제 없이 항호르몬 치료와 표적치료를 병행하는 이 연구 역시 일부 환자에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수용체 양성이며 폐경 이전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수술 전 항호르몬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